🌱 돼지 똥 냄새 잡고 전기 만드는 홍성 주민들

정상숙 국장의 바이오가스 취재기

2023. 12. 14.

돼지 똥 냄새 잡고 전기 만들어 파는 홍성 주민들

[163호] 12월에 웬 비가 이렇게 많이...다시 훅 추워진다니 감기 조심하셔요

오늘의 기후

돼지 똥냄새 잡고 전기만들어 파는 홍성주민들

'아우 냄새~ 머리가 띵띵 아파'

가축분뇨 냄새에 많은 분들이 힘들어합니다. 창을 열지 못하겠다는 사람들, 산책하다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들...그런데 축산농민들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어느 지역이라고는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한 지역에서 돼지 농장이 망했대요. 그래서 폐업신고를 하려고 관청에 갔더니 관청에서 너무 좋아하더라는 겁니다. 민원 요소 없어졌다고. 실제로 새로 축사를 지을 때 갈수록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죠. 민가와의 거리를 점점 띄우고, 무창돈사라고 해서 아예 창을 없애서 냄새가 못빠져나오도록 설계하고 그 안에서 냄새저감장치를 돌리는...몇 억 들어간다죠.

축산분뇨의 문제는 냄새 뿐이 아닙니다. 온실가스 배출, 사실 메탄가스가 많이 나오는데 최근 유엔기후총회에서 핵심의제로 떠오른게 바로 이 메탄입니다. 이산화탄소보다 기후영향력이 30배 정도 높다죠. 첩첩산중, 어떻게 하면 냄새와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축산분뇨 문제를 잡을 수 있을까...

여기서 바이오가스라는 낯선 개념이 나옵니다. 하지만 우린 이미 알고 있죠. 응가 냄새가 자욱한 화장실에 들어갈 때 농담삼아 '야 여기서 라이터켜면 터지겠다' 이랬잖아요. 메탄가스의 점화력을 오히려 극대화시켜서, 즉 더 많은 축산분뇨를 거대한 혐기성 발효조에 넣고 미생물의 힘으로 부글부글 끓게하고 그 힘으로 전기를 만들어냅니다. 폐열로 난방을 하고요, 고체상태로 남은 잔존물은 퇴비로 처리하는, 이걸 축산강국 덴마크가 제일 잘한답니다. 정부에서 의무적으로 동네마다 바이오가스 시설을 짓게했는데 덴마크 전체 전력량에서 약 10% 정도를 덴마크 돼지들이 담당하고 있답니다. 바이오가스 플랜트 기술은 고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해외로 수출하고 있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바이오가스 전력판매를 시행하고 있는 곳이 여러 곳있는데요, 그 중 충남 홍성의 원천마을은 주민주도형으로 이뤄지는 사례입니다.

'분뇨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냄새가 그렇게 심하지 않더라'

직접 이 사례를 조사하고 온 정상숙 경기에너지협동조합 사무처장의 말입니다. 원천마을은 이도헌이라는 벤처정신을 지닌 축산농민이 중심이 되어 주민들의 합의에 의해 에너지자립마을을 비전으로 삼는 곳인데요, 이 곳에서 돼지 분뇨를 전기로 만드는 실험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오늘의 기후>에서 다뤄봤습니다.

- 1년 수입내역을 보니 전기판매 수익보다는 폐기물 처리비용이 훨씬 더 커.
- 그런데 수익(전기+폐기물처리)만 앞세우면 바이오가스는 또 다른 혐오시설원이 될 수도
- 축산분뇨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대의에 충실하면 여러 부수익이 따라온다
- 음식물쓰레기 폐수를 섞어넣으면 훨씬 더 큰 전력효율을 얻을 수 있다.
- 그러나 음폐수 섞는 문제를 갖고 주민들 사이에 엄청난 이견과 갈등이 있었다.
- 결국 숙의에 성공한 원천마을은 내년도 음폐수를 적정비율로 섞어 에너지자립마을을 본격적으로 꿈꾼다.

인터뷰 보기

꿀벌이 사는 정원 가꾸면 보조금 주는 미네소타

저희 기후톡파원이신 신하연 OBS 라디오 국장님께서 며칠 전 해외소식을 제보하셨습니다. 미국의 미네소타라는 지역에서는 집집 마다 있는 잔디정원에 꿀벌이 살기 좋도록 자생 밀원식물을 잘 가꾸는 가정에게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확인해봤습니다. 프로그램 제목은 Lawns to Legumes, 잔디에서 콩과식물로...입니다.

'모든 주민이 (곤충을 위한) 수분매개자 개체수를 지원하기 위한 자금 및 기술 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전국 최초의 프로그램이 성공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잔디에서 콩과 식물로' ( Lowns to Legumes) 프로그램은 꿀벌을 포함한 미네소타 수분매개자 종의 급속한 손실을 해결하기 위해 입법기관과 꿀벌보존단체 및 시민들의 협력으로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됐다.' (미네소타 대학 누리집, 2023년 5월4일)

미국에서 가장 농사짓는 물을 많이 쓰는 작물은 밀이나 콩, 옥수수같은 식량작물이 아니라 바로 정원 잔디라고 합니다. NASA 위성의 데이터를 사용한 2005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큰 관개 작물은 가정용 잔디밭으로 옥수수보다 3배 더 많은 50,000평방 마일 이상의 면적이었다고...파란 잔디밭을 마당에 가꾸고 물을 주는 장면은 오늘의 미국을 상징하는 생활습관이죠.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파란 잔디밭을 가꾸면서 농약도 많이 쓰고 무엇보다 종다양성이 파괴되어 꿀벌 등 다양한 생물들이 사라져가는 '생물다양성의 사막' 역할을 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밝은 녹색, 완벽하게 관리되고 잡초가 없는 잔디밭이 많은 사람들에게 조경 성공의 정점일 수 있지만, 꿀벌과 나비와 같은 수분매개자에게는 사하라 사막이 될 수도 있다. Kandiyohi 카운티 토양 및 수질 보존 지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Pheasants Forever의 농장 생물학자인 Aaron Wilson은 "잘 다듬어진 잔디밭은 생물 다양성의 사막입니다."라고 말했다.' (West cental tribune, 2023년 4월26일)

이런 가운데 미네소타주는 지난 2019년부터 잔디밭에 꿀벌이 서식하기 좋은 자생식물, 밀원식물을 식재하면 보조금을 지급하고 관련 교육이나 컨설팅을 강화하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가동했습니다.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식물은 미네소타에 자생하던 토종 자생식물, 꿀벌 등이 살기좋은 밀원 나무, 잔디 중에서도 꿀을 제공하는 수분매개자 잔디, 수분매개자 초원 등을 조성하는 경우로 매우 자세한 가이드가 마련되어 운영됩니다. 보조금은 일단 자부담 후 최대 400달러까지 환급.

'미네소타 주민들은 활성 가입 기간 동안 정원에 수분매개자 서식지를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을 최대 400달러까지 환급받기 위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개별 지원 보조금 수령자는 총 환급 요청에 대해 최소 25% 일치하는 금액을 제공해야 합니다. 보조금 수령자는 환급을 신청하기 위해 완료된 프로젝트를 지도로 입력해야 합니다.' (미네소타 물, 토양 회복 위원회)

이런 프로그램이 주민들이 뜨거운 호응 속에 진행되면서 이러한 성과를 거뒀다고 합니다.

- 총 350만 평방피트의 수분매개자 서식지 조성.
- 미네소타 주민들이 보조금을 지원받아 3,000그루의 식재 완료
(환경 정의 지역 923개)
- 27개 시범지역 설립
- 자원봉사강사 148명 모집
- 5,745명이 참석한 128개의 수분매개자 서식지 워크숍 개최.

미네소타 지역의 생태곤충정원 전문가들이 시민들과 함께 어떤 장소에 어떤 작물을 어떻게 심고 관리하면 자연친화적 정원을 가꿀 수 있는 밀도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있고, 특히 '시민과학자' 프로젝트도 눈에 띱니다. 미네소타의 대표곤충인 호박벌의 생태를 사진찍고 기록하고 관찰일지를 적어 입력하는 일명 범블피 프로젝트...

자세한 내용은 구글 검색창에서 미네소타 bee friendly 를 검색하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꿀벌 친화도시...멋지지 않나요.

미네소타 프로그램

한 주간의 기후브리핑

유엔기후총회장에 걸린 광고천재 이제석의 작품

COP28 핵심키워드...화석연료, 재생에너지, 메탄

석탄 중독 영국은 어떻게 10년만에 중독에서 벗어났을까

콜택시처럼 타는 경기 '똑버스' 시승기

[기후북클럽] 이러다 지구에 플라스틱만 남겠어

저자 강신호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장은 7일 <오늘의 기후>에 출연해 시종일관 차분하고 점잖은 목소리로 조근조근 말씀하시던 중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느냐는 김희숙 진행자의 질문에 갑자기 울컥하셨습니다. 환경부의 일회용품 규제 철회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그 결정이 순환경제로 가는 길에 얼마나 장애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결국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가 조금 세게 말해도 될까요?"

(아예...)

"환경부는 바보입니다."

강신호 소장님은 적정기술을 연구하는 과학자로 플라스틱에 대한 체계적인 책이 없음이 안타까워 이 책을 쓰셨다고 합니다. 이미 여러 쇄 판매된 책이지만 <오늘의 기후>에서 다시 한번 음미해봤습니다.

방송인터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