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폭우의 패턴 분석

특정시간대 특정지역에 들이붓는다

2022. 8. 10.

[오늘의 기후] 이번 폭우 패턴 : 특정시간대 특정지역에 들이붓는다

[56호] 폭우와 코로나..건강기원드립니다.

오늘의 기후

이번 폭우의 패턴 : 특정시간대 특정지역에 들이붓는다

"오늘 또 그렇게 '콸콸콸' 쏟아질까요?"
"글쎄..음...더이상 날씨예측 안할래요."

중부권 물난리가 난 다음날 아침 시민들의 대화입니다. 정확한 분석입니다. 콸콸콸...특정시간대에 특정지역에 그야말로 들이부었습니다. 그런데 누구도 그 세기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예전 장마시즌과 달라진 요즘 폭우의 특징입니다. 기상청의 지역별 상세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이번 폭우의 패턴을 되새겨봅니다.

먼저 기본 상식 하나,

시간당 강수량에 대한 수치들이 나올텐데, 이 수치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간략히 살펴봅니다. 시간당 30mm, 이 때부터 비피해가 시작됩니다. 이런 강도로 2∼3시간 지속하면 축대 붕괴와 산사태 위험이 커지고 하수구가 넘치기 시작합니다. 시간당 50mm, 양동이로 들이붓는 개념입니다. 한 시간만 내려도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 가능성이 커집니다. 시간당 100mm, 물폭탄입니다. 마치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는 것처럼 앞이 안보이는 폭우로 이 정도면 아무리 관리가 잘된 도심이라도 물에 잠기고 홍수와 산사태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8월8일 월요일 오전,

전날밤부터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예보됐고 실제로 수도권 많은 지역에 아침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계속 비가 내렸지만, 서울 남부지방의 강수량 지표인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기상청 관측소에는 시간당 0.5mm의 비가 오다가 그치고 또 조금 오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며 오후1시까지 누적강수량은 불과 1.5mm...이런 서울 남부에 물폭탄이 터질 줄 누가 알았을까요,

밤 9시 강남침수...시간당 136.5mm

서울 남부 지역에 오후 1시가 넘어서면서 갑자기 들이붓기 시작합니다. 시간당 40mm. 그러나 두시가 넘으면서 비는 시간당 20mm로 잦아들더니 3시가 넘어가자 시간당 1mm. 확실히 잦아들자 '이러다 말겠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죠. 그러나, 퇴근시간을 앞두고 시간당 0.5mm로 잦아들던 비는 본격적인 퇴근시간인 오후 6시대에 들어서면서 시간당 25mm로 거세집니다. 7시대에 2.5mm로 잠시 잦아들더니 8시대에는 시간당 46.5mm. 거의 양동이로 들이붓는 수준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밤 9시가 넘으면서 시간당 136.5mm의 물폭탄이 쏟아졌습니다. 이게 '80년만의 폭우'입니다. 서울 지역의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인 118.6㎜(1942년 8월 5일)를 80년 만에 넘어선 수치였기 때문입니다. 곳곳에서 참담한 피해가 일어났습니다. 9시50분경 7호선 이수역이 침수됐고 10시50분경 9호선 동작역 폐쇄. 강남역 일대는 물바다가 됐고 4명이 실종됐습니다. 수많은 차량이 침수됐습니다. 불과 2시간도 안되는 시간내에 벌어진 일들입니다. 이후 서울 남부와 인천, 경기도 곳곳은 시간당 50~90mm가 쏟아지며 침수, 정전, 산사태 등으로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 성북은 시간당 1mm

같은 시간대 서울 성북 관측소의 강수량 측정결과는 믿기힘들만큼 대조적입니다. 밤9시대 시간당 1mm, 10시대 1.5mm, 11시대 1.5mm. 동작구 관측소에서 불과 18km 거리였지만 한쪽은 지옥, 한쪽은 소강상태. 특정시간대 특정지역 물폭탄의 패턴입니다.

다음날은 의정부 물폭탄

8월9일 화요일, 폭우 이틀째, 비가 계속 내림에 따라 누적강수량에 따라 수도권 전역이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다시 특정시간대 특정지역 물폭탄이 터집니다. 경기도 의정부 지역을 살펴봤습니다. 오후 4시경부터 시간당 20.5mm가 쏟아지더니 퇴근시간인 6시경 시간당 84.5mm가 들이붓습니다. 이 시각 의정부 용현동 일대 도로는 물에 잠겼습니다. 흙탕물이 차 자동차 바퀴는 물에 잠기고 시민들은 가슴까지 차오른 물을 건넜습니다. 비는 7시경부터는 다시 시간당 10mm 밑으로 내리기 시작합니다. 의정부의 이날 하루 강수량은 183mm. 즉 하루종일 내린 폭우의 절반 가까운 양이 오후6시부터 7시 사이 한시간 사이에 쏟아진겁니다.

결론 : 특정시간대 특정시간대에 엄청난 강도의 폭우가 내린다, 예측하기 힘들다, 이곳저곳 폭탄돌리기식으로 계속된다, (쓰레기로 덮인 빗물받이나 배수관을 청소했더니 물이 확 빠지더라는 보도들이 나오는데 중요한 지적이지만 일단 차후에 다뤄보기로)

시사점 : 재난방송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입니다. 이번 폭우가 기후변화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과학자들은 공통적으로 '지금의 온난화추세라면 폭우는 더 많이 더 세게 내릴것'임을 지적합니다. 동시에 다른 한쪽에선 가뭄이나 또다른 재난이 올 수 있습니다. 국지성과 불확정성...지금의 재난이 더이상 예전처럼 전국적 수준의 때되면 오는 장마나 태풍, 가뭄, 폭설이 아닌 국지성 폭우, 특정지역 길고 집요한 가뭄 등 예측불가하게 등장하고 있기에,

1. 신속정확한 재난방송은 지상파 방송이 할 수 있는 기후대응 1번 과제입니다.
2. 일상적인 재난방송시스템을 갖춥시다.
3. 지역차별하지 맙시다 (남의 동네 불구경이 우리동네 물폭탄됩니다)
4. 교통정보는 유사시 도로교통 뿐 아니라 지하철/철도/항공/선박 통합정보제공으로
5. 재난관련 데이터저널리즘 역량 키웁시다
6. 우리동네 재난통신원 갖춥시다. (청년은 영상, 기사님은 좌표, 사무직경험자들은 우리동네 기상청자료분석, 공동체라디오 마을미디어와 상시협업)
7. 라디오와 지역방송의 멀티미디어 재난방송 지원 (1/n 말고 적극적 의지와 현실가능계획가진 방송사에 과감한 지원)

이상 이번 폭우에 대한 관찰기였습니다. 충남 폭우가 시작됐네요. 예의주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