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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24.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내가 몰랐던 5가지

[77호] 몸의 경고 차분히 듣고 돌아보고 다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의 기후

(지난호 재방송)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내가 몰랐던 5가지

순전히 제가 몰랐던 것들을 쓰니까 '아니 이것도 몰랐어?' 하실 수도 있어요. 솔직히 별 관심없었거든요. 그러다 신안에 사는 분으로부터 신기한 이야기를 듣고는 관심이 생겼답니다. 소금있잖아요. 신안소금, 그 중에서도 질 좋은 소금 가격이 산지에서 오르고 있다는 거예요. 없어서 못팔만큼.

"왜?"
"후쿠시마 오염수, 내년부터 방류시작하면 사람들이 소금 안 사먹을게 뻔하니까 대형 식품업체들이 미리미리 소금 확보한다지"
"헐..."
"없어서 못판대."

그랬습니다. 현장에선 이미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었죠. 그렇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관심갖게 된 저는 그 뒤 뉴스검색과 사실확인을 통해 몰랐던 사실들을 계속 알게됩니다. 이런 겁니다.

30년

저는 내년 봄에 방류한다고 하길래 그럼 못해도 여름쯤 끝나겠지 생각했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 따르면 오는 2051년까지 30년 동안 계속 바다로 방류한다는 거예요, 60여종의 방사성 물질이 녹아있는 물들을 30년 동안 계속...참고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지난 2011년 원전이 폭발할 때 녹아내린 핵연료를 냉각하는 데 쓰였던 물 131만 톤으로 알려져있습니다.

500톤

물 131만 톤을 방류하는데 30년이나 걸려? 좀 이상했죠, 순진한 저는 일본 정부가 바다 생태계와 이웃나라들을 위해서 일부러 콸콸콸 쏟아붓지 않고 조금씩 나눠서 30년 동안 졸졸졸 흘러내리려나 보다 생각했었어요, 그게 아니었어요, 하루 최대 방류량은 무려 500톤(150㎥). 일본의 방류 계획안에 나온 내용입니다. (도쿄전력, 2021년 8월25일)

이유를 알고봤더니 오염수의 양이 계속 늘어나고 있었어요. 하루 150톤(150㎥)씩, 지금도 원자로를 식히려고 냉각수를 돌리고 있고 앞으로 원자로를 아예 꺼버리려면 더 많은 물이 필요하고 오염수는 계속 나오니까. 그러다보니 이런 말이 나옵니다.

"오염수 131만톤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다음달 다다음달에는 총량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계속 방류해야 하는데, 오염수 안에는 아무리 거르고 싶어도 거르지 못하는 '삼중수소' (트리튬)라는 발암물질이 들어 있기에 무한정 많이 쏟아낼 수 없다는거죠. 하루 최대 500톤, 적은 날은 120톤, 그 때 그 때 물 속 삼중수소 농도에 따라 방류량이 달라지는 겁니다. 그러면 질문이 나오죠. 계속 오염수가 늘고 방류량은 그 때 그 때 다른데 방류기간은 30년이 아니라 100년 가는거 아님?

100년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양이 앞으로 100년 가량 더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앞으로 후쿠시마 원전 폐로 과정에서 더 위험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죠. 2050년까지 후쿠시마 원전 폐로를 목표한 도쿄전력이 폐로를 위해 원자로에 더 많은 물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핵연료 제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고, 폐로 과정에서 원자로에 그대로 남아 있는 플루토늄, 우라늄과 같은 고독성 알파 핵종들이 대거 오염수에 포함될 것이 우려되는데도 일본의 기시다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거 그린피스의 견해입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 남아 있는 핵연료의 양은 초르노빌 원전보다 약 2배 가량 많습니다. 우크라이나 과학자들은 앞으로 초르노빌 원자로의 핵연료 제거에 약 100년이 소요될 것으로 밝혔습니다. 핵연료 양이 2배 많은 후쿠시마 원자로 3기 폐로에는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요? 그린피스가 오염수의 양이 앞으로 100년 가량 더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유입니다."

눈속임

그동안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적절한 안전성 조치를 취해왔기에 더이상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자신들이 '알프스'(ALPS)라고 이름붙인 '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해 삼중수소를 제외한 나머지 60여종의 방사성 물질을 대부분 제거했고, 내년 4월 이 물을 해양 방류하기 직전에는 바닷물과 희석시켜 마지막 남은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의 농도를 일본 배출 기준의 40분의 1 이하, 세계보건기구(WHO) 식수 기준의 7분의 1 이하로 낮추겠다는 입장입니다. 의심나면 직접 눈으로 보고 검증해보라는 '시찰투어'도 해왔습니다. 처리수에서 양식한 광어도 보여줍니다. 자신있다는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도쿄신문>은 지난 3일 이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도쿄전력 쪽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를 감지할 수 없을 뿐더러 (인체에 치명적인) 세슘에 대해서도 고농도가 아니면 반응하지 않는 측정기(선량계)를 사용해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선전을 반복하고 있다”

한마디로 부정확한 측정장치로 쇼를 해왔다는 지적이죠.

"도쿄전력의 선량계를 사용해 기준치의 약 19배에 달하는 세슘이 함유된 물을 측정했지만, (방사선 검출) 반응은 없었다”

7개월

우리나라의 1인당 해산물 소비량은 연간 58.4㎏으로 세계 1위입니다. 2위는 노르웨이(1인당 53.3㎏), 3위는 일본(1인당 소비량은 50.2㎏), 그만큼 이번 오염수 방류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는 건데요, 일본 정부는 태평양 쪽으로 방류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에 오지 않을까요?

"독일의 헬름홀츠 해양 연구소에 따르면 7개월이면 제주 앞바다에 오염수가 다다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국 칭화대 역시 400일이면 우리나라 영해 전역이 영향을 받는다는 예측을 내놨습니다. (JTBC, 2022년 7월22일)

일본 정부가 공언한 방류 시점까지 이제 6개월이 남았습니다. 그 6개월의 의미는, 6개월 후 둠스데이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어떻게든 막을 수 있는 기간이 6개월에 남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참고자료>

Lottie Limb, 'Japan green lights release of Fukushima wastewater, but will there be an environmental cost?' (Euronews.com, 2022년 5월20일)

김정수, '일, 후쿠시마 오염수 2051년까지 하루 최대 50만ℓ 방류한다'' (한겨레, 2021년 8월21일)

박상욱, '일, 원전 오염수 방출 확정…"7개월 뒤 제주 앞바다로" (JTBC, 2022년 7월22일)

성호철, '日 도쿄전력, 엉터리 측정기로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성 과장 의혹' (조선일보, 2022년 10월3일)

장마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을 시간, 9개월' (그린피스, 2022년 7월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