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월드컵, 이집트서 개막!

(+) 앞으로 충전기는 C타입 하나만

2022. 11. 7.

기후 월드컵, 이집트에서 개막!

[80호] 트렌드란 과거의 성공경험을 고집하지 않는 것이다 (김난도)

오늘의 기후

기후 월드컵, 이집트 휴양도시 '샤름엘셰이크'에서 개막!

내일의 리더님께,
야구에 월드시리즈가 있고 축구에 월드컵이 있듯 기후변화 대응에는 'COP'가 있습니다. 일년에 한번 전 세계 정상과 관료들이 한데 모여 기후변화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일종의 '기후 월드컵'인데, COP가 뭔지 어떤 쟁점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오늘은 세탁기와 건조기의 친환경트렌드에 관해 보고드립니다.

읽으러 가기

앞으로 충전기는 C타입 하나만...배경은 친환경과 유럽-미국 관계

지난주에는 기후검색을 하다가 이런 문장을 봤어요. 유럽연합이 애플의 반대를 무릅쓰고 충전기 단자를 C타입으로 통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헐, 진짜? 진짜였습니다.

'오는 2024년부터 모든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단자는 USB-C 타입 하나로 통일함'

지난달 24일 유럽연합 환경장관이사회가 승인한 법안 내용입니다. USB-C 타입은 안드로이드용 기기 충전기에 적용되는 단자로, 이번 조처로 2024년부터 유럽연합 27개 나라에서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헤드폰, 디지털카메라, 무선 마우스 등 휴대용 전자기기의 USB-C 타입 충전 단자 적용이 의무화됩니다.

'라이트닝 충전' 방식을 고수해온 애플은 USB-C 타입으로 단일화하면 이미 양산된 제품이 불필요하게 폐기돼야 한다며 반대해왔는데요, 그럼에도 유럽연합 의회는 충전기 통일안을 압도적 다수 표결로 가결시켰습니다. 왜? 그 안에 환경문제가 숨어있었습니다.

"지난 2020년 유럽연합에서 약 4억 2천만 대의 휴대전화 및 휴대용 전자 기기가 팔렸습니다. 소비자는 평균 약 3개의 휴대폰 충전기를 갖고 있으며 그 중 2개를 정기적으로 사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38%는 충전기가 호환되지 않아 휴대폰을 충전할 수 없었던 경험을 한 번 이상 겪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휴대 기기와 함께 제공되지 않는 독립형 충전기를 사는데 연간 약 24억 유로가 지출됩니다. 폐기되거나 사용되지 않은 충전기로 인해 매년 최대 11,000톤의 전자 폐기물이 쌓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유럽연합 보도자료)

소비자 불편 해소와 전자 폐기물 해소 문제...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 역시 충전기가 맞지 않아 당황했던 일이 있었고 '왜 업체마다 제각각 충전기를 써서 이렇게 불편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거든요.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닐 겁니다. 한 언론은 유럽연합과 애플 사이의 오랜 다툼이 배경이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명분은 반독점이지만 유럽 대 미국의 고질적인 경쟁 속에서 불거진 분쟁이었다. 애플페이의 최대 라이벌은 미국 서비스인 페이팔이지만 유럽에서는 덴마크의 모바일페이, 스웨덴 회사가 만든 스위시, 벨기에의 페이코닉 같은 결제서비스들이 경쟁하고 있다. 애플페이를 둘러싼 소송은 수십억유로의 벌금과 사업방식을 바꾸라는 명령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9년 스웨덴의 스트리밍 서비스회사 스포티파이는 애플이 인앱 결제에서 소비자들을 애플뮤직으로 유도하고 시장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유럽연합은 스포티파이의 손을 들어주며 애플을 제소했다. 판결에 따라 애플은 연간 매출의 10%, 최대 270억유로에 이르는 벌금을 물게 될 수 있다. 당시 집행위는 제소 방침을 발표하면서 애플의 게임 정책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애플과의 싸움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구정은의 현실지구, 한겨레S)

유럽과 미국, 애플과 유럽의회의 싸움은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라는 말도 나옵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적어도 충전기 C타입 논의에서는 애플이 완벽히 졌다는 겁니다.

"애플은 소비자 전자기기 전반에 걸쳐 표준화된 충전기를 의무화하기로 한 EU의 결정을 존중한다" (그렉 조스위악 애플 월드와이드 마케팅 담당 부사장)

소비자 편익과 환경문제라는 전 지구적 의제 앞에 항명할 권력은 없습니다. 환경문제가 환경문제가 아닌 경제라는 것을 이 작은 에피소드에서 또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어느 새 연말로 가고 있습니다. 옷깃을 여미며 한 해를 정리하고 다가오는 새 해를 슬슬 준비하고 계실 여러분과 저를 생각하며, 한 가지 충고를 저 스스로에게 하게 됩니다. 작은 것이 작은 것이 아니고 환경문제가 환경문제가 아니며 모든 것은 연관되며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열심히 보고 듣고 써야겠구나...

RE100, 택소노미, 미세플라스틱, 채식식단 등 기후환경에 관한 오늘의 주요 이슈가 내일의 생활습관이 되고 내일 모레에는 주가와 회사가치에 반영되는 이 전환의 시대에 함께 공유하고 나누고 공부하며 발빠른 적응력을 높여가면 좋겠습니다.

참, 우리나라도 이번 달부터 국가표준으로 C타입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