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부터 '기후 만민공동회'를

오기후보좌관의 새해 다짐입니다.

2023. 1. 2.

올해부터 '기후 만민공동회'를

[96호]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족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오늘의 기후

올해부터 '기후 만민공동회'를

새해가 밝았습니다.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3월에 개국할 FM 99.9 OBS 라디오에서 매일 1시간씩 편성될 기후변화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출항시키는 것입니다.

"매일 한시간씩이요? 기후로만?"
"예. 지상파 라디오에선 최초가 아닐까..."
"헐, 근데 매일 한시간씩 할 내용이 있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찾아왔죠. 도와주십쇼.^^"

반가워하면서도, 매일 한시간씩 채울 내용이 있겠느냐며 걱정해주십니다. 하지만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느새 '이것도 해보세요.' '오, 신박하네요.' 이렇게 즐거운 상상을 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합니다.

그렇게 지난 두 달 동안 12개 기후관련 기관단체를 찾아뵙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희보다 먼저 기후전문방송을 표방하고 주1회 방송을 해온 TV프로그램을 모니터링했습니다. 기후 관련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와 기후콘텐츠 제작방향에 대한 연구사례도 살펴봤습니다. 일주일에 3~4회씩 기후레터글을 쓰며 사안별 조회수 추이를 관찰해왔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4가지 필승전략을 발견했습니다.

- 재난 앞에 눈감지 않는다.
- 다양한 일상생활과의 연결
- 지역화
- 아는것에 그치지 않고 Do it!

특히 '지역화'와 '참여실천'에 주목합니다. 기후분야를 취재해보니 이게 전문가 한 두 명이 끌고 갈 분야가 아니더군요. 분야도 많지만 범주도 깊습니다. 목표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것(기후위기 대응)이기 때문에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실천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 좋은 생각이 더 센 힘을 발휘한다는...예를 들어 요즘 핫한 '전기차'만 해도 그렇습니다. 전기차 생산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전기차 승용차나 택시, 버스, 트럭을 실제로 몰고 있는 소비자의 의견도 매우 중요합니다. 전기차 보조금과 충전소 설치 등 행정가, 정치인, 정책입안자들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마케팅 전문가나 데이터 분석가, 안전 관리 전문가도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화석연료 기반 운송수단을 넷제로 운송수단으로 바꿔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문가들이 모두 우리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연구자, 조사원, 민원인, 행정가, 정치인, NGO...그런데 OBS 라디오 99.9의 권역은 경기도와 인천 전역으로 가청인구는 무려 1670만 명입니다. 이 분들과 실시간으로 문자를 주고받으며 함께 생방송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라디오' 방송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저희는 단지 기후변화에 관한 뉴스나 기후위기 상황을 전하는 데 만족하지 않습니다. 진심으로 기후변화로부터 우리 지역과 지구를 구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이 한데 모여 함께 듣고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라디오 공론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피디님 말씀을 듣다보니 얼마전 서울에서 3만 명이 모였던 기후 광장이 떠오르네요. 10대 청소년부터 70대까지 나이, 성별, 정치성향에 관계없이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의 주장과 대안을 자신만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던, 하나의 축제이자 박람회장 같았어요."

경기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님께서 들려주신 말씀입니다. 핵심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후 공론장'을 한번 제대로 만들어 보라...우리 근현대사에는 '만민공동회'가 있습니다. 제국주의 열강들에게 국권을 유린당하던 암울한 시대, 남녀노소와 신분을 초월하여 오직 한 마음으로 모여 희망을 만들어가던 그 역사적 경험을 이제 방송으로 살려보고 싶습니다.

정파나 지역, 연령을 초월한 기후 대응 만민 공동회 '오늘의 기후', 올해 3월부터 FM 99.9 OBS 라디오에서 출발합니다.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그림은 '만민공동회 기록화'로 출처는 월간 독립기념관, https://bit.ly/3X0Juk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