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1일 <오늘의 기후>에는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경기국악원' 주차장에 시민태양광을 짓고 있는 시민이 출연했습니다. 알고봤더니 집고치기 자원봉사를 하던 시민들이 에너지협동조합을 꾸린겁니다. 9월말이면 국악원 시민태양광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그늘막도 생기고 재생전기도 만들고, 국악원은 친환경 이미지를 공고히하고, 무엇보다 십시일반 시민펀드를 통해 우리 동네에 대한 '정주권'이 자산이라 합니다.

그들은 최근 국회에 올라가있는 '영농형 태양광'에 대해 할 말이 많았습니다. 

 8월22일은 에너지의 날입니다. 이날 출연한 이기관 파주 해 시민발전협동조합 기술이사는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십년 전 에너지의 날을 제정한 이유가 있다고, 그 때 전력수요가 50기가에 육박해서 깜짝 놀란 시민들이 에너지 아껴쓰자며 함께 만든 날이 이 날이라고, 그러나 22일 오후 6시 전력수요량은 95기가 가량으로 100기가를 육박하고 있다고, 최대 공급한계는 105기가인데...'찰랑찰랑' 현재 우리의 전력수요공급 현황입니다. 이기관 이사는 에너지의 날을 맞이해 두 가지 미래 가상뉴스를 전해줬습니다. 미래의 군대가 영농형 태양광을 돕는 연기절정 코믹뉴스~

 가족과 함께 여름휴양지 괌을 갔던 남종영 '동물권력' 저자는 닭소리를 듣습니다. 이상하다, 괌에 닭이? 추적합니다. 알고봤더니 길 닭들이었습니다. 무리지어 호텔 음식물쓰레기 버리는 곳에 살고 있었다는...그는 폭염 속 갇혀있다가 몇 백만마리씩 폐사하는 치킨 닭들과 괌에서 만난 길 닭들의 엇갈린 운명을 들려줍니다. 북극곰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도, 그리고 풍력발전 길에 부딫치는 바다새 이야기도 의미심장.

말에 대한 인터뷰가 이렇게 흥미진진할 줄 몰랐습니다. '미망인'이라는 말은 공포였고, 남 앞에 서는게 두려운 분들을 위한 꿀팁과 '배려의 언어'가 강렬했습니다.

얼마 전에 고등학교 동창 모임이 있었어요.
저를 보자마자 친구들이 한마디씩 하더군요.

"넌 나이가 몇인데 그렇게 입고 다니냐?"
"무르팍은 다 찢어지고, 어휴."
"쟨 히피여 히피.“

저는 씨익 웃고 말았습니다.
친구들은 모릅니다.
지금은 찢어진 청바지가 된 그 청바지가
처음에는 해진 곳 하나 없이 멀쩡했단 사실을요.
그리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청바지란 사실도 말이죠.

4년 전 어느 날이었어요.
택배가 하나 도착했더라고요?
어? 난 주문한 게 없는데, 하고 송장을 보니
글쎄, 보낸 사람에 우리 큰 딸아이 이름이 적혀있는 겁니다.
상자 안엔 곱게 갠 청바지가 한 벌 들어있었죠.
그건 바로 의류회사 디자이너로 있는 우리 큰 딸아이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해서 보낸 옷이었던 거예요.

스타일도 맘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딸애가 직접 만든 청바지라서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저는 그 바지만 입고 다녔답니다.
당연히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도 입고 나가서
자랑도 하고 그랬는데 말이죠?
아, 그 옷이 그 옷이라는 걸
친구들은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크크.
하긴 그도 그럴 것이,
처음 자랑했을 땐 흠집 하나 없이 깨끗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4년 동안 너무너무 열심히 입었더니
점점 낡고 해지면서 올이 드러났고
의도치 않게 찢청패션이 되었네요~
그래도 이만큼 편하고 멋들어진 옷이 없습니다.

아, 그거 아세요?
제가 젊었을 때만 해도요, 새 청바지를 사서 멋을 낸다고
멀쩡한 옷을 돌로 문지르고~
양잿물에 탈색도 하고~ 그랬답니다.
우리 나이쯤 된 사람들에겐 비슷한 추억이 하나쯤 있을 겁니다.
그치만 그렇게 억지로 만든 옷이 자연스러울 리 없겠죠?
무엇보다 엄마한테 등짝스매싱 맞는 부작용이 컸고요~

역시 뭐니 뭐니해도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이 편하고 소중하듯이
옷도 그런 것 같습니다.
오래 입어서 내 몸처럼 잘 맞죠~
색상이나 구김새도 자연스럽죠~
그리고,
한 사람과 오랜 세월 함께하는 게 사랑이듯
하나의 옷을 오래 입는 건
내게 베푸는 깊은 사랑이고요.
물론, 큰 딸아이가 만들어준 이 청바지는
그 자체로 사랑입니다. (8월16일 방송된 김우현님의 새옷은 아닙니다만 사연)

 지구촌 곳곳과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생활사연을 전하는 기후톡파원 코너가 되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청룡의 해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기후보좌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