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청난 모래폭풍이 온 나라를 덮었다

이라크 / 소고기 / 수소법 등

2022. 5. 8.

[오늘의 기후] 엄청난 모래폭풍이 온 나라를 덮었다.

스물네번째 레터예요.

오늘의 기후

[이라크] 엄청난 모래폭풍이 온 나라를 덮었다. 두꺼운 담요처럼

한달에 다섯번이나 모래폭풍이 온 나라를 뒤덮는다면 어떻게 살까요?

그런데 이라크에서는 실화입니다. 영국의 독립언론 <가디언>은 지난 5일 이라크 모래폭풍 강타로 항공편이 중단됐고 정부는 사람들에게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미 수백명의 이라크 사람들이 호흡곤란으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저 위의 사진은 제가 저작권 때문에 이라크 현지 사진이 아닌 무료 사진을 사용했는데요, 아래 버튼을 눌러 기사 원문을 보시면 사진만으로도 현장 사정이 얼마나 심각한지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최근들어 빈번해진 모래폭풍 발생빈도의 원인인데요, 단지 기후변화에 대한 소극적인 대응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고, 부적절한 농업관행과 잘못된 수자원 관리가 재앙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메르 시대부터 계속되어온 관개(물대기) 관행으로 사막화와 물의 염분 상승을 불어왔다는 겁니다. (사막의 물관리, 어떻게 해야하나요?)

Guardian

스테이크에 와인 한 잔?

소고기 소비 20%만 '이거'로 바꿔도 축산관련 탄소배출 절반 뚝

독일·대만·스웨덴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네이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미생물 발효 방식을 통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마이코프로틴이란 단백질로 소고기 소비의 20%를 대체할 경우, 2050년까지 연간 삼림 벌채와 축산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을 절반으로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힌겁니다.. (<네이처> 논문은 여기 )

논문을 요약한 <한겨레> 기사는 밑의 버튼으로 링크겁니다. 기사 제목에서 탄소배출량이 절반으로 준다고 달았는데, 전체 탄소배출량의 절반이 주는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긴 합니다...

한겨레

“월성원전 지하수 삼중수소, 폐수지 저장탱크서 누출된 듯”

원자력안전위원회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이 경북 경주 월성원전 지하수 관측정에서 측정된 고농도 삼중수소의 유출원으로 원전의 폐수지 저장탱크(SRT) 누출이 의심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하 시설물보다는 대기로 방출된 삼중수소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 것과는 다른 내용입니다.

삼중수소는? 트리튬(tritium)이라고 불리우는 수소 동위원소로 약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분류됩니다. 삼중수소의 원자핵은 하나의 양성자와 두 개의 중성자로 구성, 논란 당시 한 원전전문가는 멸치에도 삼중수소가 있다는 말로 별 것 아닌것처럼...물론 삼중수소가 자연계에 존재하는 건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 농도, 월성원전 삼중수소 농도는 대기 수준에서 측정된 농도의 100~1000배 높은 수치였습니다. (삼중수소 멸치 팩트체크 기사는 이거)

한겨레

[기후남녀] 존 도어

지난 금요일 무려 1조4천억원을 기후연구에 기부한 노부부를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계속 찾아봤더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존 도어는 하버드를 졸업한 뒤 1975년 캘리포니아의 농촌지대에 있던 조그만 반도체 회사에 취직합니다. 그 회사의 이름은 '인텔'이라는 당시로는 듣보잡 회사였는데, 그 회사의 설립자는 '앞으로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은 24개월마다 2배로 증가할것' 이라는 미친 소리를 지껄였죠. 그 말이 나중에 IT분야 공식이 된 '무어의 법칙'이었죠.

존 도어는 5년 뒤 회사를 옮깁니다. 엔지니어로서는 낯선 '벤처캐피털'(VC) 회사였죠. 이상한 회사에 이상한 방식으로 투자하는 이상한 회사였죠. '클라이너 퍼킨스' (Kleiner Perkins)라고 하는 역시 듣보잡 회사. 그런데 이 회사에서 일한지 몇 년이 지나 인터넷이 대중화되고 닷컴기업의 시대가 오죠. 존 도어가 발굴해 투자한 회사들은 대략 이런 회사들이었죠. 아마존, 넷스케이프, 그리고 구글...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성장한 존 도어는 2천년대 말 또 다른 모험을 시도합니다. 이번엔 기후 기업에 투자한거죠. 이런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어느날 엘 고어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기후변화 다큐멘터리를 자신의 집에 초대한 지인들과 보고 있었죠. 걱정과 달리 그의 공화당 친구들은 그닥 반발하지 않았는데, 문제는 그의 딸이 울컥하며 아빠한테 직격탄을 날렸다죠.

"아빠 세대가 일으킨 문제는 아빠 세대가 풀어야 하지 않을까?"

그는 기후문제를 자본주의적으로 풀어나가보려고 애썼씁니다. 무려 10군데의 기후기업에 투자했죠. 태양광, 전기차, 배양육 등...그런데 다 망했습니다. 10곳 중 9곳이...값싼 중국산 태양광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죠. 전기차 업체도 테슬라가 아닌 다른 업체에 투자했었다는...

천문학적인 돈을 날린 존 도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책으로 펴냅니다. 그가 말하는 메시지는 과학자나 운동가들의 책처럼 길지 않고 간명했죠. '액션플랜'에 대한 내용이었으니까요. 그 중 하나가 농업 분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1조 4천억원을 스탠퍼드에 기부했고 스탠퍼드는 이들 부부의 이름을 딴 단과대학 하나를 올 가을부터 개설한다고 합니다. 지구상에는 많은 의대가 필요하듯 지속가능성을 가르치는 학교들이 필요하다는 워딩과 함께요.

어마어마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기후변화에 투자하고 기부하는 존 도어 부부를 <오늘의 기후>는 세번째 기후남녀로 선정했습니다. 그의 테드강연 영상을 링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