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올 여름 햇빛농사 대박나 40조원 절약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통계로 입증되네요.

2022. 9. 14.

[오늘의 기후] 유럽은 올여름 햇빛농사 대박나 40조원 가스비 절약

[66호] 위기는 새로운 전환을 위한 기회이다.

오늘의 기후

유럽연합, 올 여름 기록적 태양광 발전으로 40조 원 절약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최악의 폭염과 가스값 상승으로 힘겨운 여름을 보내온 유럽이 오히려 이 위기를 '태양광 발전 대폭 증대'라는 전환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음이 통계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올 여름 유럽연합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290억 유로(약 40조원)를 절약했다."

기후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의 선임 데이터 분석가인 파웰 크리첵(Pawel Czyzak)이 <카본 브리프>에 기고한 글의 제목입니다. 올 여름 유럽연합 전역에서 태양광 발전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5월~8월) 에 비해 28% 늘어나면서 290억 유로(우리 돈 약 40조원)에 해당하는 가스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유럽연합의 많은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전 이후 값비싼 가스 수입을 대체하기 위해 이미 재생에너지 생산목표를 높였다. 이는 미래의 유럽연합의 전력 시스템에 있어 태양광이 훨씬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뜻한다."
(파웰 크리첵, 2022년 9월7일)

왜?

전쟁과 가뭄이 초래한 에너지 생산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태양광 시설 확충과 정책적 지원이 핵심 원인으로 꼽힙니다. <엠버>가 정리한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됩니다.

- 러시아의 화석연료 압박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상승
- 폭염, 가뭄으로 인한 프랑스 원자로 가동 불안 (냉각수 문제)
- 폭염, 가뭄으로 인한 수력 발전 차질

이런 가운데 이미 예전부터 가속도를 붙여왔던 태양광 설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났습니다. 유럽연합에서는 2018년 104 기가와트(GW)였던 태양광 설치용량이 2021년 162 기가와트(GW)로 매년 15%씩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기록해왔습니다. 그렇게 꾸준하고 빠르게 늘려온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이번 위기에 큰 빛을 발휘한 것입니다.

27개 유럽연합국 중 18개 나라에서 점유율 상승

<엠버>가 공개한 아래 그래프를 보면 붉은색으로 표시된 올 여름 태양광 발전량(테라와트시)이 지난해 여름에 비해 28% 늘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유럽 연합의 여름철 전체 전력의 12%를 태양광으로 충당했으며 이는 수력보다 높고 풍력과 비슷하며 석탄발전에 비해 약 4% 뒤지는 결과라고 합니다.

"지난 4개월 동안 태양광 발전이 없었다면 EU는 약 290억 유로의 비용을 들여 200억 입방미터의 가스를 추가로 구매해야 했을 것이다. (전쟁 이후인) 2021년 이후 새로 추가된 태양광 발전만으로도 60억 유로 상당의 가스 수입을 피할 수 있었다."

(파웰 크리첵, 2022년 9월7일)

더 주목할 점은 이런 추세가 유럽 전역에서 고르게 확인된다는 겁니다. <엠버>는 27개 유럽연합 소속 나라들 가운데 18개 나라에서 태양광 발전량의 점유비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점유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네덜란드(23%)로 전체 전력의 1/4를 태양광으로 충당했고 독일(19%)과 스페인(17%)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는 폴란드로 가스값이 폭등한 가운데 정부가 태양광 패널 보조금을 확대하면서 집집마다 '옥상 태양광' 붐이 일면서 2018년 이후 태양광 발전이 무려 26배 늘었다고 합니다. 위도가 높아 태양광 생산에 불리한 나라들이 벨기에와 덴마크도 올 여름 전력생산의 10% 이상을 태양광으로 충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태양광이 늘어난 18개 유럽국가들의 증가추세를 나타낸 것으로 붉은 점이 올해 태양광 점유율이고 회색 점이 작년 점유율입니다.

높아진 관심...숙제는 '허가 지연'

<엠버>는 유럽 전역의 소비자들이 에너지 요금을 낮추려고 태양광 패널로 눈을 돌리고 있는 흔적으로 구글 트렌드를 들었습니다. Google 트렌드에 따르면 올 여름 독일 , 영국 ,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연합내 주요 경제 국가에서 태양광 패널과 관련된 검색어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재생에너지 생산목표 상향조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태양광과 풍력을 포함한 전체 재생에너지 생산을 2030년까지 45%까지 끌어올린다는 'REPowerEU' 제안이 그것입니다.

"업데이트된 목표가 유럽 의회 투표와 회원국과의 협상을 통과하면 EU는 2030년까지 600GW 이상의 태양열 용량을 달성하기 위한 경로를 밟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장애요인도 있습니다. 관련 규제. <엠버>는 이탈리아,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등 태양광 발전 잠재력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상당한 허가 지연이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크로아티아에서는 지연시간이 최대 4년까지 소요된다고 밝혔습니다. 나라 별 실정에 맞는 정책적 과제를 슬기롭게 잘 풀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Carbon Brie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