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심고 비행하는 이상한 나라의 비행기

2022. 10. 12.

나무 심고 비행하는 이상한 나라의 비행기

[74호] 잘 자내시죠? 저는 지금 근무하는 오정동이라는 동네가 너무 맘에 듭니다.

오늘의 기후

나무심고 비행하는 이상한 나라의 비행기

지난 7일 캐나다의 몬트리올에서는 세계 항공업계가 2050년까지 항공기 탄소중립을 실현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비록 구속력은 없지만, 민간 항공기가 내뿜는 온실가스가 2019년 기준 전 세계 배출량의 3%를 차지했을 정도로 많은 가운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를 통과해 명문화된 첫 합의라는 의미가 있는데요,

여기서 질문, '탄소중립 비행'이란 구체적으로 뭘까요? 뭐가 어떻게 바뀌는지 승객 입장에서 정리해보면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요?

그 질문에 일단의 답을 안겨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제가 제목에서 '나무심고 비행하는 이상한 나라의 항공기'라고 표현한 바로 그 곳, 세계 최대의 항공사인 독일의 루프트한자 항공그룹입니다.

'클릭 한번으로 당신의 하늘여행을 탄소중립으로 만들어드립니다'

물론 탄소중립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냥 하던대로 비행기표를 예약하면 됩니다. 그러나 탄소중립 비행을 하고픈 분들은 지난 2021년 4월부터 이 항공사가 독자개발한 디지털 이산화탄소 보상 플랫폼인 '컴팬세이드’(Compensaid)에 접속하면 됩니다. 등급 회원은 마일리지 프로그램인 ‘마일즈앤모어’(Miles&More) 앱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데요,

들어가면 탄소중립 비행을 위한 세가지 선택지가 뜹니다.

1. 지속 가능 항공유를 선택하는 경우
2. 나무심기, 에너지전환 지원 등 양질의 기후대응을 선택하는 경우

(스위스 소재 비영리 재단 집행)
3. 1번과 2번을 조합하는 경우

이중 하나를 선택하면 당연히 일반 비행에 비해 비용부담이 들어가겠죠, 어느정도? 루프트한자코리아 관계자는 2021년 4월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천공항과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을 왕복하는 경우, 나무 심기 등에는 50~60유로, 지속 가능 항공유 사용은 500유로 정도의 비용을 항공권과 별도로 부담하게 된다”며 “항공사가 그에 준하는 금액을 함께 부담해 기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법인고객에게는 ESG 인증서도 발급해준답니다. 컴팬세이드의 ‘기업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출장 및 항공 물류 이용 시 발생하는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추적·분석하고, 법인 고객의 탄소 상쇄 활동 내역 인증서를 발급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 내역을 증명해준다는...

왜?

'내가 부끄러운 비행을 하고있다'는 유럽 승객들 마음의 짐으로부터 출발했다고 해요. 유럽과 북미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탄소배출 항공사들에 대한 저항의 뜻으로
‘수치스러운 비행’(Flight Shaming) 운동이 벌어졌다고 해요. 당신도 공범이야, 뭐 이런 논리인데, 실제로 유럽인들 사이에선 꽤 많은 공감을 얻어서 비행기 대신 철도 등을 이용하는 승객도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특히 비즈니스, 어쩔 수 없이 비행기를 타야하는 경우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는 '탄소 보상 프로그램' 혹은 '상쇄 프로그램'을 항공사들이 기획한거죠. 주로 유럽과 북미 지역항공사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입니다,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비행기 탄소배출에 대한 공감대도 별로 없고, 이에 따른 추가비용을 지출할 승객도 별로 없을거라는 게 지난 2021년 <한겨레> 인터뷰에 응한 업계관계자의 말, 그러나 우리 승객 뿐 아니라 유럽승객도 우리 항공을 타기에 이런 흐름에 충분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참고 자료>

루프트한자 compensaid 한겨레보도 https://bit.ly/3yVDlwj

브뤼셀 항공의 탄소중립비행 3가지옵션 https://bit.ly/3rOodwM

루프트한자의 탄소중립비행 사이트 https://bit.ly/3MsMWzZ

고품질 기후대응 실천 비영리재단 MyClimate https://bit.ly/3TafSj3

넷제로비행 첫 명문화, 강제성은 없지만 https://bit.ly/3Mqg4YL